여름의 기억 싼다

대학 입학한 이래 매년 여름엔 뭔가 '아, 그걸 했구나' 할 만한 걸 해왔는데
글쎄, 올해 여름은 어떻게 기억될까.
완전히 텅 비어서.
텅-
땀을 흘리면서도 더위조차 가짜 같은데
귀가 찢길 듯한 매미소리만이 현실감각을 깨워주는 유일한 자명종이다.



그러고보면 2008년의 여름은 2001년과 유사한 면이 있네.
이야 칠 년 만에 다시 이러고 있구나.
이야 그렇다면 지금이 커다란 분기점을 향한 여정의 막바지로구나. 
여행은 늘 계속되는 것이지만
기류도 해류도 없고 벼랑도 없고 파도도 없고 - 물론 사람도 없고
그런 무차원의 공간로 진입할 때가 있다. 칠년 전 여름이나 올 여름처럼.


분기점을 향해 가는 길에 무차원의 공간이 존재하는 것이기보다는
무차원의 공간이 분기점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. 소리없이 쩌억 쩌억
이 허공이 세계를 갈라놓고 있어.



아무도, 아무 것도 없다. 여긴 공간이 없는 공간이라서.
그러니 나도 없다. 코기토의 대우, 생각할 수 없다. 힘든지도 모르겠다.
피부에 밀착되어 있는 차원의 막에 흠집을 내는 것은
귀가 찢길 듯한 매미소리 뿐. ㅅㅏㄹㅁㅅㅏㄹㅁ 칠 년 간 땅속에서 되뇌이다 
칠 일 간 미친 듯 절규하고 죽는 그들 삶의 목적 그저 삶삶 외치는 것.



올해 여름은 아마도 네 땅 속의 칠 년과 내 땅 속의 칠 년 그래서
우리가 함께 한 땅 밖 칠 일 간의 외침으로 기억될렁가.
아 시끄러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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